2012년 포브스지 자료에 따르면, 1226명이나 되는 조만장자(billionaire) 리스트 중 토니 스타크에 견줄 만한 인물이 왜 고작 일론 머스크—Tesla Motors 창업자— 한 명 뿐인가라는 물음. 어술라 르 귄은 “창의적인 어른은 아이로서 살아남은 사람”이라고 했다는데, 정말 순수한 열정으로 유년 시절의 꿈을 실현하려는 사람이 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토니 스타크 지수와 관련해서 말하자면, 한국인들 중에는 구글 글래스를 들고 나온 래리 페이지를 토니 스타크의 빙의로 간주하는 사람이 많았는데, 남자의 로망을 두고 우두머리 수컷들이 자웅을 겨루는 무대 하나쯤 있다 한들 대수인가. 다른 한편에는 수퍼 리치들의 박애주의 레이스도 펼쳐지고 있으니, 아름다운 울트라 캐피털리즘 만만세.
여기서 바캉스란 최소 2주 이상 지속되는 장기 휴가를 말한다. 유럽 나라들의 바캉스 문화는 상당한 부러움의 대상인데, 실제로 바캉스가 잘 보장된 나라에서 사람들의 일에 대한 만족도는 그다지 높지 않다고 한다. 일이 만족스럽지 않더라도, 휴가라는 달콤한 보상을 위해 참고 일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반면, 장기 휴가를 애초에 기대할 수 없는 환경에서는 일 자체에서 만족을 찾아야 한다는 압박이 더 크게 작용한다. 물론, 이것은 장기 휴가가 없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지 원인이 아니다. 아마도 원인은, 비즈니스가 빠르게 진행되는 환경에서 상당 기간의 업무 공백이 초래할 경쟁의 압박 때문일 것이다. 결국 비즈니스 환경, 직업 윤리, 사람들의 일/삶 균형에 대한 관념 등이 바캉스의 기간을 결정하는 것이고, OECD 최장 근로 시간을 자랑하는 한국은 휴가 일수에서는 정확히 반비례하는 순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일전에 포스팅한 “디지털 자본주의“에서 아마존의 물류 시스템에 대해 짧게 소개한 적이 있는데, “인터넷이 어떻게 우리를 더 빈곤하게 만드는가“라는 글을 읽던 중 그보다 좀더 어두운 사례에 대해 알게 되었다. 아마존이 2009년에 인수한 Kiva Systems라는 회사의 물류 자동화 시스템이 그것인데, 이 시스템은 스스로 이동 능력을 갖춘 로봇을 기반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인간 노동력의 관여를 훨씬 더 제한한다. 적어도 이 시스템에서 인간은 선반에서 물건을 꺼내 포장할 수 있는 능력 외에는 착취당할 것이 없다.
이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해야 하는 이유는, 폴 크루그먼이 말했듯, 이것은 ‘자본 편향적 기술 변화’이므로 수입 격차를 더 벌리는 쪽으로 진행될 것이기 때문이고, 지금 진행 중인 ‘고용 없는 성장’이 가져올 더 참담한 미래에 대해 우리가 아직 준비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지능화된 시스템이 잠식할 수 없는, 인간 고유의 직관과 창의성을 필요로 하는 일자리들은 앞으로 더 많아질 것이라고 확신하지만, 그것이 이미 시작된 현재의 고통을 더 경감시키지는 못할 것 같다.
우리는 감각을 즐겁게 하고, 미적으로 가치 있는 자극 등에 반응하며 살아가는 단순한 쾌락 기계가 아니다. 우리는 감각과 더불어 앎을 좇는 생명체이고, 사물의 유래, 그리고 그것을 만든 이가 처한 상황에 대해 아는 것은 그 사물에 대한 우리의 느낌에 영향을 미치고 또 응당 그래야 한다. 노예 상태에 가까운 사람들에 의해 재배된 코코아 콩으로 만든 초콜릿은 공정 무역 바 보다 더 쓴 맛이 날 것이다. 물론 블라인드 테이스팅에서는 다른 결과가 나오겠지만 말이다. 블라인드 테스트는 공정함과는 거리가 먼데, 소비의 순간에 사물에 대한 감각이나 느낌이야말로 진정으로 중요한 것이라는 환상을 영속화하면서, 정작 우리에게서 가장 중요한 것에 대한 앎을 앗아간다. — The art of coffee
Seeing at the Speed of Sound -
독순술의 성공률은 기껏해야 30%를 넘지 못한다고 한다. 이 불완전한 커뮤니케이션 기술을 가지고 주류 사회 한 복판에 뛰어든 한 청각 장애인의 에세이. 눈을 원래의 기능과는 전혀 다른 용도로 사용해야 하는 괴리감, 또 성공률이 그다지 높지 않은 추측 게임을 하면서 청각 장애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스스로 부정해야 하는 상황에 곧잘 내몰리는 자신의 처지를 유려하게 표현하고 있다.
최종 제안 게임 및 잘 알려진 여러 심리 실험들을 다양한 문화권으로 확대해서 실험했더니 처음 서구 및 근대 세계들에서 얻은 것과는 다른 결과를 얻었고, 따라서 원 실험들을 통해 인간의 보편적 심리 모형을 설명하고자 했던 이론들에 상당한 수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공짜로 선물을 주겠다는데 응징이 왠 말이냐는 당연한 논리부터, 선물 교환 사회에서 불필요한 의무를 지는 것을 거부하려는 경향 등 기존 실험에 의문을 제기할 수 있는 여지가 많은 데도, 너무 당연하게 보편 모형으로 간주되고 있는 진화심리학의 일부 가설에 도전하는 것도 재미있지만, 단순한 직선 길이 판정 같은 문제에 대해서도 우리의 문화가 인간의 인지에 깊은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조금 놀랍다.

3차원 공간에 대한 관념이 위 두 직선의 길이를 다르게 인식하도록 만든다는 설명은 널리 알려져 있지만, 그것조차도 상당히 문화적인 영향이 크다. 반듯하게 재단된 문화적 공간이 아닌, 울퉁불퉁한 자연 세계에서 살아온 사람은 두 직선의 길이 차이를 인지하지 못한다고 한다.
본성이냐 양육이냐 논란에서 또 한 번 생각해봐야 할 대목.
the fruit of learning a little bit of programming is the way it might change the way you think—not the fame and fortune — Programming is not for everybody
텀블러 스킨을 바꾼 지가 하도 오래되서 스킨 설치가 그냥 스킨만 바꾸고 끝나는 걸로 잘못 생각했다. 내가 참 부지런하게도 텀블러의 스킨 안에 이런저런 패치를 해서 써왔었구나 하는 뒤늦은 깨달음. 패치를 어딘가에 저장해둔 것도 아니어서 참으로 난감하도다.
테크 회사가 인기 있는 이유가 그렇게 디자인되었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것은 좁은 지면의 한계를 고려한다 해도 너무 피상적이다. 나라면 이렇게 설명하겠다. 디지털 세계에서는 기존 제품의 기능을 유지하면서 무언가를 추가하거나 변경하는 비용이 적게 들고, 제한도 덜 하다. 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의 다양한 요구를, 그것도 빠르게 수용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인다. 디지털 세계의 공급자는 연비냐 파워냐 편의성이냐 디자인이냐 따위로 고민할 겨를이 없다. 승자가 되기 위해서는 경쟁자가 제공하는 것을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비슷하게라도 제공해야 한다. 최종적으로 제품의 차이는 사라지고, 브랜드 충성 또는 벤더 잠금만 남게 되는 것이라고.
가디언지에 실린 “디지털 자본주의는 더 적은 승자를 만든다”를 읽고 생각난 몇 가지.
디지털 상품을 판매하는 기업들은 낮은 이익률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볼륨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그리하여 생산, 마케팅, 판매 및 유통의 전 부문에 걸쳐 고효율 자동화의 극한을 추구하게 되는데, 이는 필연적으로 더 적은 고용, 그나마도 질 낮은 고용으로 이어진다.
이스트먼 코닥은 높은 이익률과 질 좋은 고용으로 로체스터 시의 지역 경제에 크게 이바지하기도 했는데, 디지털 카메라를 발명하고도 디지털 자본주의의 흐름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끝내 파산하고 말았다. 미국내 애플 직원의 2/3는 애플 매장에서 멋진 티셔츠를 입고 일하지만 연봉은 대략 $25K (미국 평균 $38K) 수준이다. 기업 가치가 $9B에 육박하는 트위터의 직원은 고작 400명에 불과하다.
업계의 독종으로 악명 높은 아마존의 사례는 좀더 통렬하다. 기사 내용 중 일부를 옮겨오면,
오렌지색 조끼를 입은 수백명의 사람들이 손수레를 밀며, 다음에 어디로 가서 무엇을 집어들어야 할지 알아보기 위해 손에 들린 위성항법 컴퓨터의 스크린을 힐끔힐끔 내려다보며, 축구장 면적의 9배가 되는 공간을 걸어다닌다. “손에 들린 장비가 생산성을 실시간으로 측정”하기 때문에 그들은 빈둥거릴 틈이 없다. 하루에 11~24Km를 걸어다니며 그들이 하는 일은 아마존의 소프트웨어에 의해 결정된다. “여러분은 일종의 로봇입니다. 다만 인간의 형태를 하고 있을 뿐이죠.” 한 관리자는 오코너씨에게 이렇게 말했다. “말하자면, 인간 자동화라고도 할 수 있죠.”
디지털 기업들의 주식으로 흡수되어 사라져버린 그 많던 서점들, 비디오 대여점들, 레코드 가게들, 사진관들에 애도를 표하며.